자동차 내비게이션은 더 이상 낯선 제품이 아니다. 과거와 같이 출시될 때마다 시장이 시끄럽지 않을 뿐 아니라 스마트폰처럼 다음 모델을 애타게 기다리는 소비자를 찾기 어렵다. 자동차 구입의 필수품이었던 내비게이션이 왜 이렇게 형편없는 상태에 빠졌을까. 이는 가격이 저렴하고 보급률이 높아진 데다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신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내비게이션 제품이 맵을 실행하는 것이 전부였다. 원래 목적만 달성하면 충분히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단일 기기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멀티태스킹 능력이 중요해지면서 내비게이션도 변화의 대상이 됐다. 덕분에 DMB, MP3, 비디오, 게임, 차계부, 노래방, 인터넷 등 많은 기능을 내비게이션 하나로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욕망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고, 각 제조사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사를 걸고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최근 출시된 내비게이션 제품은 시장의 요구를 반영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첨단 기술을 대거 선보이며 신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임베디드 내비게이션 제조업체 아이머큐리는 2013년 9월 자체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탑재한 업계 최초의 4.1인치 고휘도 T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헤드업 디스플레이 제품을 선보였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BMW 등 일부 수입차를 통해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해 최근 국산 고급차에 탑재되고 있다. 공장에 탑재된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완성도와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지만 옵션 가격이 워낙 높아 아직 대중적으로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애프터마켓용 헤드업 디스플레이 제품도 출시됐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완성도뿐만 아니라 차의 내용물만 보여주는 단순한 제품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과 연계한 제품도 출시됐지만 안전성과 사용 불편이 지적됐다. 아이머큐리가 선보인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차량 내부와 잘 어울리는 얇은 디자인으로 별도의 제어 없이 차량 내비게이션으로 편리하게 작동한다. 특히 속도계 기반, 스피드 컨트롤존, 목적지까지의 거리, 1·2방향, 속도를 나타내는 단순한 GPS를 넘어 진입도로 등 주요 내비게이션 기능을 표시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